한국, 2007년 세계 첫 복제 탐지견 투피 공개
유전자 편집 군견 둘러싼 동물복지 논쟁 확산

멸종 늑대 복원 기술로 슈퍼 군견 양성…첨단기술 양날의 검<上>에서 계속

유전자 편집과 복제 기술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개를 만드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전자를 직접 바꿔 군견의 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첨단기술의 발달을 실감하게 하지만, 동시에 윤리적 문제는 없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서울대학교 이병천 교수 연구팀은 2007년 우수한 마약 탐지견의 체세포를 복제해 래브라도 리트리버 7마리를 만들어냈다. 개들에게는 투피(TOPPY)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미래를 뜻하는 투모로우(tomorrow)와 강아지를 뜻하는 퍼피(puppy)를 결합했다.

투피의 원본 개체는 캐나다 출신 우수 마약 탐지견 체이스다. 연구팀은 체이스의 체세포를 이용해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들을 만들었다. 우수한 탐지 능력을 갖춘 개를 일반적인 번식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계획이었다.

투피 가운데 한 개체가 실전과 같은 훈련을 받는 상황을 재현한 이미지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투피들은 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에서 약 1년간 기초훈련을 받은 뒤 16주간 집중훈련을 거쳤다. 2009년 최종 평가에서는 7마리 중 6마리가 합격했다. 나머지 1마리는 훈련 중 앞발이 부러지는 사고로 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했다.

합격한 투피 6마리는 인천공항세관에 3마리, 김포·대구·인천세관에 각각 1마리가 배치됐다. 당시 관세청에 따르면 투피들의 최종 평가 점수는 80~99점이었다. 일반 탐지견의 시험 합격률이 약 33~38%였던 것과 확연히 달랐다.

한국의 투피와 미국 워하운드가 개발하는 군견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투피는 우수한 탐지견의 유전정보를 그대로 복제한 개체다. 워하운드는 복제에 더해 유전자를 편집함으로써 질병 위험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후각과 운동 능력까지 향상시키려 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워하운드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이러한 기술이 실제로 성공하더라도 새로운 문제가 남는다. 유전자를 편집한 개가 장기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특정 능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신체 기능이나 행동에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는지 검증해야 한다. 복제와 유전자 편집을 거친 군견의 장기적인 건강과 복지에 관한 자료도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PETA는 지난 10월 26일 워하운드의 계획을 공개 비판했다. PETA의 콜린 오브라이언 수석부회장은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발전하는 시대에 위험한 군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개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PETA는 이미 로봇 개가 실제 전투지역에 투입되는 점도 문제 삼았다. 폭발물과 총격, 극심한 고온 등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는데도 살아 있는 개를 위험에 노출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워하운드의 슈퍼 군견 프로젝트는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워하운드 측은 유전자 편집이 오히려 군견의 건강과 안전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고관절 질환 등 유전적 문제를 줄이고 첨단 방호장비를 제공하면 군견이 더 건강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워하운드는 동물보호단체 아메리칸 휴메인과 협력해 군견 훈련과 관리 과정의 동물복지 기준을 검증받고, 은퇴한 군견이 기존 조련사와 재회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메리칸 휴메인 역시 개발 과정에서 동물들이 인도적으로 대우받도록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의 투피는 우수한 탐지견의 능력을 복제를 통해 이어받아 실제 임무에 투입된 사례다. 워하운드는 복제를 넘어 유전자 편집으로 군견의 건강과 능력까지 개선하려 한다. 아직 첫 강아지도 태어나지 않은 만큼 기술의 실효성과 안전성은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군견의 건강을 개선하겠다는 목표가 위험한 군사 임무에 동물을 투입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과제로 남았다. <끝>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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